대법원, "직업병 산재급여는 인과관계 가장 큰 사업장 중 마지막 사업장이 기준"

by 사고후닷컴 posted Dec 12, 2023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가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진폐증 등 질병에 따른 산업재해 보상금은 업무상 인과관계 가장 큰 사업장 가운데 마지막 근무지의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정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

대법원 특별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진폐증 진단을 받은 근로자들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평균임금 정정 불승인 및 보험급여 차액 부지급 처분 취소 소송(2018두60380)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지난 1일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

A 씨는 1979년∼1984년 한 광업소에서 채탄보조공으로 일했다. 이후 1992년 3일간 다른 터널 공사 현장에서 암반에 구멍을 뚫는 착암공으로 일하다 사고로 퇴직했다. 그는 2006년 진폐증을 진단받았다.

​

B 씨도 1973년∼1989년 한 탄광에서 일했고, 1992년 16일간 또 다른 터널 공사 현장에서 일하다 사고로 일을 그만뒀다. 1997년 진폐증 진단을 받았다.

​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라 일을 하다 진폐증에 걸린 근로자는 보험급여를 받을 수 있다. 급여 액수는 그가 직장에서 받은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정한다.

​

근로복지공단은 마지막 직장의 재직 기간이 짧아 진폐증 발병의 원인이 됐다고 볼 수 없다고 보고 두 사람이 오래 일한 직장을 기준으로 평균임금을 산정해 보험급여를 지급했다. 하지만 두 사람은 마지막 직장을 기준으로 보험 급여를 달라고 신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소송을 냈다.

​

법원의 판단은 엇갈렸다.

 

1심은 "여러 사업장에서 일하다 마지막 사업장을 퇴직한 후 직업병 진단이 확정된 근로자의 평균임금을 산정할 때는, 업무와 직업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사업장 중 마지막 사업장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면서 공단의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원고들이 주장하는 사업장들은 근무 기간이 너무 짧아 업무와 진폐증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면서 오래 일한 직장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봤다.

​

하지만, 2심은 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2심은 "원고들의 마지막 사업장 근무가 진폐증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원고들이 마지막 사업장에서 받은 임금이 통상의 경우보다 현저하게 많다고 볼 사정이 없다는 점에 종합하면, 공단은 원고들이 마지막 작업장에서 받은 임금을 기초로 평균임금을 산정해야 한다"고 했다.

​

대법원은 다시 2심 판단을 뒤집었다.

​

재판부는 "평균임금 산정의 기준이 되는 퇴직일은 원칙적으로 직업병의 발병·악화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업무를 수행한 사업장 중, 직업병 진단일에 가장 가까운 마지막 사업장에서 퇴직한 날"이라고 판시했다.

​

이어 "진단 시점과 가깝다는 이유만으로 평균임금을 산정한다면 동일한 사업장에서 근무하다 직업병에 걸린 근로자들 사이에서도 '진단 직전에 근무한 사업장이 어디인지'라는 우연한 사정에 따라 평균임금 산정의 기준이 달라질 수 있다"며 "이는 업무상 재해에 대한 공정한 보상이라는 산재보험법의 목적에 어긋난다"고 봤다.

​

아울러 "이렇게 해석해도 산재보험법상 평균임금 증감 규정의 적용을 고려하면 업무상 재해를 입은 근로자의 보호에 미흡함이 생긴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

대법원 관계자는 "여러 사업장에서 근무하다 퇴직 후 직업병 진단을 받은 경우 어느 사업장의 평균임금을 적용할 것인지 최초로 명시적인 법리를 제시했다"며 "근로복지공단 실무 운영과 하급심에 지침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연 기자 2023-06-25 11:06

 

원글보기

 


Articles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