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배상(자)
【판시사항】
업무용 자동차종합보험계약약관 중 대인배상 Ⅱ에서 “배상책임 있는 피보험자의 피용자로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의한 재해보상을 받을 수 있는 사람에 대하여는 보상하지 아니한다.”는 면책조항의 규정 취지 및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의한 보상범위를 넘어서는 손해가 발생한 경우에도 보상하지 아니한다.”는 그 면책조항의 ‘괄호 안 기재 부분’의 효력(무효)
【참조조문】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6조 제1항,
제2항 제1호,
제7조 제2호,
상법 제663조,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
【참조판례】
대법원 2005. 3. 17. 선고 2003다2802 전원합의체 판결(공2005상, 586)
【전문】
【원고, 상고인】
박길선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재경)
【피고, 피상고인】
쌍용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현종찬)
【원심판결】
서울고법 2005. 6. 15. 선고 2004나15302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원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1.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그 채용 증거에 의하여, ‘화신엔지니어링’이라는 상호로 상시근로자 수가 1인 이상인 건물환기시설 설치공사업체를 운영하는 박용섭은 그 소유인 서울6투4240호 그레이스 승합차(이하 ‘이 사건 자동차’라 한다)에 관하여 피고와 사이에 업무용 자동차종합보험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위 보험계약에 적용되는 업무용 자동차보험보통약관 제11조 제2항 제4호는 피보험 자동차 운행중의 사고로 인하여 다친 사람이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는 피보험자의 피용자로서 산재보상을 받을 수 있는 경우, 피고는 책임보험으로 보상되는 범위를 넘은 부분에 대하여는 보상책임을 면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는 사실, 엄기용은 2001. 6. 1. 07:40경 이 사건 자동차 조수석에 원고를 태우고 안성시 보개면 동신리 소재 안성공설운동장 편도 2차선 도로를 1차로를 따라 죽산 방면에서 안성 방면으로 진행하던 중, 전방에서 같은 방향으로 진행하고 있는 경기93고6279호 소형화물차량을 추돌하는 바람에 원고로 하여금 우측경골골절, 우측하지열상 등의 상해를 입게 한 사실, 박용섭은 엠이엠씨코리아 주식회사와 총공사금액 6,270만 원인 시설공사 도급계약을 체결한 디오이 주식회사로부터 그 시설공사 중 공사금액 300만 원인 공장 환기시설 설치공사를 하도급받았는데, 엄기용과 마찬가지로 박용섭에게 일시 고용된 근로자인 원고는 환기시설 설치공사 공사현장에 가기 위하여 엄기용이 운전하는 이 사건 자동차에 탑승하였다가 이 사건 사고를 당한 사실을 인정하였다.
원심은 이러한 사실에 기초하여, 이 사건 사고는 박용섭이 운영하는 업체의 업무 수행중 발생한 것으로서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고, 박용섭이 운영하던 사업은 상시근로자 수가 1인 이상으로서 구 산업재해보상보험법(2003. 12. 31. 법률 제704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산재보험법’이라 한다) 제5조의 규정에 의하여 당연히 산재보험법의 적용을 받는 사업장에 해당할 뿐만 아니라, 박용섭이 하도급받은 환기시설 설치공사는 총공사금액이 300만 원에 불과하여 구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2003. 5. 7. 대통령령 제1797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1항 제3호 소정의 산재보험법 적용제외사업에 해당하나, 원수급인인 디오이 주식회사는 도급인인 엠이엠씨코리아 주식회사로부터 총공사대금 6,270만 원에 시설공사를 도급받아 그 중 환기시설 설치공사를 박용섭에게 하도급주었으므로, 산재보험법 제9조 제1항 소정의 사업이 수차의 도급에 의하여 행하여지는 경우에 해당하여 그 원수급인인 디오이 주식회사를 산재보험법의 적용을 받는 사업의 사업주로 보아야 하고, 따라서 환기시설 설치공사 현장에 가기 위하여 엄기용이 운전하는 박용섭 소유의 이 사건 자동차를 타고 가다가 발생한 이 사건 사고는 적어도 디오이 주식회사가 가입한 산재보험의 적용 사업장에서 발생한 업무상 재해로서, 업무용 자동차보험보통약관 제11조 제2항 제4호에서 규정하고 있는 피보험 자동차 운행중의 사고로 인하여 다친 사람이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는 피보험자의 피용자로서 산재보상을 받을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하여, 책임보험으로 보상되는 범위를 넘은 부분에 대하여는 보상책임을 면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2. 대법원의 판단
그러나 이러한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보험계약에 적용되는 업무용 자동차종합보험 보통약관 제11조 제2항 제4호는 “배상책임의무가 있는 피보험자의 피용자로서 산재보험법에 의한 재해보상을 받을 수 있는 사람에 대하여는 보상하지 아니한다(동법에 의한 보상범위를 넘어서는 손해가 발생한 경우에도 보상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업무용 자동차종합보험약관 중 대인배상 Ⅱ에서 “배상책임 있는 피보험자의 피용자로서 산재보험법에 의한 재해보상을 받을 수 있는 사람에 대하여는 보상하지 아니한다.”는 면책조항을 규정한 취지는, 사용자와 근로자의 노사관계에서 발생한 업무상 재해로 인한 손해에 대하여는 노사관계를 규율하는 근로기준법에서 사용자의 각종 보상책임을 규정하는 한편, 이러한 보상책임을 담보하기 위하여 산재보험법으로 산재보험제도를 설정하고 있으므로, 산재보험 대상인 업무상 자동차사고에 의한 피해 근로자의 손해에 대하여도 산재보험에 의하여 전보받도록 하고, 이처럼 산재보험에 의한 전보가 가능한 범위에서는 제3자에 대한 배상책임을 전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자동차보험의 대인배상 범위에서 이를 제외하려는 데 있는 것으로 해석함이 상당하며, 그렇지 아니하고 업무상 자동차사고에 의한 피해 근로자의 손해가 산재보험법에 의한 보상범위를 넘어서는 경우에도 면책조항에 의하여 보험자가 면책된다고 한다면 자동차보험의 피보험자인 사업주의 피해 근로자에 대한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또는 민법 등에 의한 손해배상책임이 남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보험자의 면책을 인정하여 피보험자에게 실질적으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게 하는 것이 되는바, 이는 피보험자동차의 사고로 인하여 피보험자가 타인에 대하여 부담하는 손해배상책임을 담보하기 위한 자동차보험의 취지에 어긋나는 것으로서,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6조 제1항, 제2항 제1호 및 제7조 제2호 소정의, 고객인 보험계약자 및 피보험자에게 부당하게 불리할 뿐만 아니라, 사업자인 보험자가 부담하여야 할 위험을 고객에게 이전시키는 것이 되므로, “산재보험법에 의한 보상범위를 넘어서는 손해가 발생한 경우에도 보상하지 아니한다.”는 면책조항의 ‘괄호 안 기재 부분’은 위 같은 법률의 각 조항에 의하여 효력이 없다 ( 대법원 2005. 3. 17. 선고 2003다2802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보험계약에 적용되는 업무용 자동차종합보험약관 제11조 제2항 제4호의 면책조항 중 “산재보험법에 의한 보상범위를 넘어서는 손해가 발생한 경우에도 보상하지 아니한다.”는 취지의 괄호 안 기재 부분이 유효함을 전제로 하여,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원고가 산재보험법에 의한 보상범위를 넘어서는 손해를 입었는지 여부에 관하여 전혀 심리하지 아니한 채, 책임보험으로 보상되는 범위를 넘은 부분에 대하여는 보상책임을 면한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자동차종합보험의 재해보상 면책약관의 효력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나머지 심리를 다하지 않은 위법이 있고, 이는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쳤음이 명백하다.
3. 결 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원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그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