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무부존재확인·보험금
[대법원 2010. 3. 25., 선고, 2009다91316,91323, 판결]
【판시사항】
[1] 보험자가 보험약관의 명시·설명의무를 위반하여 보험계약을 체결한 경우, 그 약관의 내용을 보험계약의 내용으로 주장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및 보험자의 명시·설명의무가 면제되는 경우
[2] 보험약관조항에서 보험계약 체결 후 이륜자동차를 사용하게 된 경우에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는 지체 없이 이를 보험자에게 알릴 의무를 규정하고 있는 사안에서, 위 약관조항의 내용이 단순히 법령에 의하여 정하여진 것을 되풀이하거나 부연하는 정도에 불과하다고 볼 수 없으므로, 위 약관조항에 대한 보험자의 명시·설명의무가 면제된다고 볼 수 없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1]
[2]
【참조판례】
[1]
대법원 2004. 4. 27. 선고 2003다7302 판결(공2004상, 875),
대법원 2004. 11. 25. 선고 2004다28245 판결(공2005상, 5),
대법원 2007. 4. 27. 선고 2006다87453 판결(공2007상, 780)
【전문】
【원고(반소피고), 피상고인】
동부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소명 담당변호사 전재중외 1인)
【피고(반소원고), 상고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09. 10. 8. 선고 2009나32074, 32081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본다.
원심은, 「상법」제652조 제1항은 보험기간 중에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가 사고 발생의 위험이 현저하게 변경 또는 증가된 사실을 안 때에는 지체 없이 보험자에게 통지하여야 하고, 만일 이를 해태한 때에는 보험자는 그 사실을 안 날부터 1월 내에 보험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여기서 “사고 발생의 위험이 현저하게 변경 또는 증가된 사실”이란 그 변경 또는 증가된 위험이 보험계약의 체결 당시에 존재하고 있었다면 보험자가 보험계약을 체결하지 않았거나 적어도 그 보험료로는 보험을 인수하지 않았을 것으로 인정되는 사실을 말하는 것인데, 이 사건 약관조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이륜자동차를 직접 사용하게 된 경우”는 보험거래상 그러한 사항이 보험계약의 체결 당시에 존재하고 있었다면 보험자가 보험계약을 체결하지 않았거나 적어도 그 보험료로는 보험을 인수하지 않았을 것으로 인정되는 사실에 해당하여 「상법」제652조에 정한 통지의무의 대상이 된다 할 것이고,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가 이를 해태할 경우 보험자는 바로 상법 규정에 의하여 보험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약관조항에서 보험계약 체결 후 이륜자동차를 사용하게 된 경우에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는 지체 없이 이를 원고에게 알릴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상법」제652조에서 이미 정하여 놓은 통지의무를 구체적으로 부연한 정도의 규정에 해당하여 이 사건 약관조항에 대하여는 보험자인 원고(반소피고, 이하 ‘원고’라고 한다)에게 별도의 명시·설명의무가 인정된다고 볼 수 없고, 따라서 이 사건 약관조항은 원고가 그에 관한 명시·설명을 하였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이 사건 보험계약의 내용으로 편입되었다 할 것이므로, 망 이성재가 이륜자동차를 구입하여 운전하게 된 사실을 망인 또는 피고(반소원고, 이하 ‘피고’라고 한다)가 원고에게 통지하였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도 없는 이 사건에 있어서, 원고가 통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이 사건 보험계약을 해지함에 따라 이 사건 보험계약은 이 사건 약관조항 또는 「상법」제652조 제1항에 기하여 적법하게 해지되었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할 수 없다.
일반적으로 보험자 및 보험계약의 체결 또는 모집에 종사하는 자는 보험계약의 체결에 있어서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에게 보험약관에 기재되어 있는 보험상품의 내용, 보험료율의 체계 및 보험청약서상 기재사항의 변동사항 등 보험계약의 중요한 내용에 대하여 구체적이고 상세한 명시·설명의무를 진다 할 것인데, 다만 이러한 명시·설명의무가 인정되는 것은 어디까지나 보험계약자가 알지 못하는 가운데 약관의 중요한 사항이 계약내용으로 되어 보험계약자가 예측하지 못한 불이익을 받게 되는 것을 피하고자 하는 데에 그 근거가 있으므로, 약관에 정하여진 사항이라고 하더라도 거래상 일반적이고 공통된 것이어서 보험계약자가 이미 잘 알고 있는 내용이거나 별도의 설명 없이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사항이거나 이미 법령에 의하여 정하여진 것을 되풀이하거나 부연하는 정도에 불과한 사항이라면, 그러한 사항에 대해서까지 보험자에게 명시·설명의무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와 같이 보험자에게 명시·설명의무가 면제되는 경우가 아니라면 보험자가 이러한 보험약관의 명시·설명의무에 위반하여 보험계약을 체결한 때에는 그 약관의 내용을 보험계약의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다 할 것이다( 대법원 2007. 4. 27. 선고 2006다87453 판결 등 참조).
기록에 의하면, 보험계약자이자 피보험자인 망인이 이 사건 약관조항의 내용을 충분히 잘 알고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당시 망인에 대하여 이륜자동차 운전을 제외한 직업 또는 직무에 해당하는 상해급수가 적용되었기에 그 후 망인이 이륜자동차를 직접 사용하게 된 경우에는 사고발생의 위험이 현저하게 변경 또는 증가된 경우에 해당하여 원고에게 지체 없이 통지하여야 한다는 점은 원고가 보험계약 체결 당시 이를 명시하여 설명하지 않는다면 망인으로서는 이를 예상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므로, 이 사건 약관조항의 내용이 단순히 법령에 의하여 정하여진 것을 되풀이하거나 부연하는 정도에 불과하다고 볼 수도 없고, 따라서 이 사건 약관조항에 대한 원고의 명시·설명의무가 면제된다고 볼 수 없다.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보험약관의 설명의무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양창수(재판장) 양승태 김지형(주심) 전수안